by 윤석현 (신도림중학교 학부모)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열 손가락!!!

우리에게는 고마운 열 손가락이 있다. 열 손가락은 각각의 의미가 있고, 역할이 있다. 요즘같이 힘든 이 시기에 모든 것이 멈추어 있다. 1년 가까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stop!!을 외치게 하는 그 주인공은 바로 코로나19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모든 것이 멈추어 있다. 자유롭게 공기를 마시고, 대화를 하고, 삶을 즐기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눔을 같이 하는 그런 삶을 우리는 언제 다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런 멈춤을 움직이게 하는 곳이 있어서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리려고 한다.

신도림동 자원봉사 캠프

신도림동 자원봉사 캠프는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 자원봉사 활동가(상담가)들이 모여 여러 봉사활동들을 하는 곳이다. 학생들과 함께 봉사를 하고, 지역 어르신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곳. 매년 여러 활동들을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함께 하지 못한 아쉬운 마음에 다시 움직이기로 하였다. 이 소식을 제일 반기는 것은 바로 활동가들의 열 손가락이다.

개인용 마스크 및 손수건

마스크가 한동안 부족한 시기에 손바느질로 마스크를 만들어 마스크가 필요한 지역주민들에게 나누어 주고자 만든 필터 교체형 마스크와 손 씻기 운동을 실천하다 보면 개인 손수건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만든 코바늘로 만든 꽃 손수건. 하나하나 손바느질로 만들다 보니 손가락이 바늘에 찔리기도 하고 코바늘 모양이 비뚤거리면 다시 풀고 작업하기도 한다. 이렇게 손가락이 열심히 움직여서 만든 마스크랑 손수건이 하나하나 쌓여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을 때 열 손가락은 또 다른 나눔을 위해 행복하게 기다리고 있다.

향기 나는 천연비누

길어지는 코로나19로 사람들은 서로 만나지도 못하고, 소통도 없다보니 점점 기분도 안좋아진다. 체력도 저하되고, 우울모드를 이겨내기에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 후각을 자극시키자는 의견이 나와 열 손가락은 또 움직였다. 비누의 원재료를 자르고 끓이고, 향과 함께 붓고, 그리고 식힌다. 이렇게 반복하면서 기다리다 보면 열 손가락은 흐뭇해진다. 향기 나는 천연비누가 만들어지기를 기원하면서…

손 씻기 운동을 실천하면서 상큼한 비누로 제발 코로나19가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열 손가락은 바래본다. 이날 만든 천연비누는 지역주민들이 자주 찾는 주민 센터에 비치해 두었는데 필요한 사람들이 모두 하나씩 가져갔다고 한다.

마스크 스트랩

마스크도 만들었으니, 이제는 마스크 스트랩은 어떨까 싶어 열 손가락은 또 멈추지 않고 움직였다. 요즘은 마스크가 한 몸이 되다 보니, 다들 귀에 하나씩 걸려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마스크를 하다 보니 선물로도 자주 이용한다고 하여 열 손가락은 바삐 움직였다.

끈으로 만든 마스크 스트랩

여러 가지 재료로 마스크 스트랩을 만들어서 전달하다 보니 주위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아, 코로나19도 조금 잔잔해지는 틈을 타 실외에서 비즈로 마스크 스트랩 만들기 체험 행사도 가지게 되었다. 

역시나 열 손가락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해야 활발히 움직이게 마련이다. 사람들이 좋아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나눔을 함께하니 코로나19를 느낄 수 없는 뿌듯한 하루였다.

발 매트, 냄비받침 그리고 방석 만들기

이번 활동은 다른 도구가 필요 없이 오직 열 손가락만 숨 쉴 시간이 없을 정도로 계속 움직인 나눔 활동이다. 바로 양말목으로 발 매트나 냄비받침 그리고 방석 만들기이다. 버려진 양말이 양말목으로 재탄생하여 실생활에 쓰이는 것인데, 역시나 열 손가락은 열심히 만들었다. 그리고 그 물건들이 노인정으로 가는 것을 보고는 마디마디 쑤셨던 손가락들이 하나 둘 풀려 또 다른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핸드폰 케이스

이번에는 가장 인기 좋았던 핸드폰 케이스 나눔 활동이다. 가죽으로 핸드폰 케이스를 만들어 총 30분 어르신들에게만 전달되기에 열 손가락이 조금 아쉬웠지만, 열심히 움직여서 어르신들을 기쁘게 해 드릴 생각을 하니 다음 기회에 또 하고 싶은 활동 중의 하나였다.

학부모 가죽 공예 동아리

마지막으로 신도림동 활동가들의 열 손가락이 아닌 또 다른 공간에서 나눔 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기부하는 소규모 학부모 가죽 공예 동아리가 있어서 이들의 열 손가락을 알리면서 이글을 마칠까 한다. 여기 열 손가락 역시 코로나19의 멈춤을 뚫고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여기 열 손가락은 가죽이 인연이 되어 만들어진 동아리이기에 가죽이 없으면 열 손가락이 움직일 수가 없어서 가죽이 늘 함께 한다. 동사무소에 목걸이 카드지갑 15개 기부를 시작으로 열 손가락은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코로나19로 학교활동도 제대로 못하고 체험활동 조차도 못하는 힘든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짧은 시간에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나만의 필통 만들기 체험활동을 진행하였다. 가죽 동아리 열 손가락은 아이들의 열 손가락도 열심히 활동하게 만들었다.

체험이 끝나고 난 후 아이들에게 자기가 만든 필통을 가지고 가게 하면서 체험일지를 부탁하였는데, 체험일지 내용 중에서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사라져서 또 다른 가죽체험을 하고 싶다고 적혀있어 가죽동아리 열 손가락은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지금 현재 진행 중인 마우스 패드와 카드지갑 만들기 역시 열 손가락은 멈추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기부대상을 관할 소방서와 파출소로 정하다 보니 열 손가락은 한층 더 세심하고 꼼꼼하게 움직이면서 열 손가락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 한다.

지금까지의 활동에서 보듯 분명 신도림동뿐만 아니라 다른 마을에서도 각각의 열 손가락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멈추게 하고 힘들게 하여도 열 손가락은 도움이 필요한 곳 어디든 달려가 열 손가락의 나눔을 함께 하고 있을 것이기에 여러분의 열 손가락도 멈추지 말고 함께 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