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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

아이들은 충분히 놀아야 한다

by 인터뷰: 서울문백초등학교 교장 고대석(고), 산아래문화학교 진선희(진) 정리: 서울문백초등학교 교사 배옥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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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1 인터뷰: 서울문백초등학교 교장 고대석(고), 산아래문화학교 진선희(진) 정리: 서울문백초등학교 교사 배옥영

산아래문화학교 진선희 마을활동가는 금천구 관내 초등학교의 전래놀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 중 전래놀이 강사로 수년째 문백초를 드나들면서 가졌던 질문들을 고대석 교장 선생님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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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 교장 선생님은 어떤 놀이를 즐겨 하셨나요?
고: 우리 어렸을 적에는 다방구, 구슬치기, 자치기, 딱지치기 등을 했어요. 학교 운동장에서는 축구, 야구를 많이 했고요. 남자친구들은 큰 구슬통, 딱지통을 갖고 있는 게 자부심이었죠. 제 구슬통은 큰 편은 아니었습니다만~^^.

진 : 제가 전래놀이강사로 금천구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활동해보면 문백초 학생들이 유난히 놀이에 흠뻑 젖어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고 : 제가 생각하는 기본 전제는 아이들은 충분히 놀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간과 공간, 놀이 전수자가 없는 시대에 아이들은 놀지 못한 채 그냥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중간놀이 30분을 확보하였기 때문에 교육과정 안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간이 녹아있습니다. 공간은 한정적이라 선생님들과 협의를 통해 요일별로 나누어 사용하고 있지요. 놀이 방법은 담임선생님이나 전래놀이 강사 협력수업을 통해 익히고, 아이들끼리 놀이할 때에 다시 서로 배우고 있습니다. 진선희 선생님께서도 전래놀이를 몇 년째 열심히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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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 충분히 놀아야 한다는 말씀이 와닿는데요. 그래도 놀이 시 안전사고에 대한 부분이 걱정 많으실 것 같습니다.
고 : 물론 선생님들께서도 학기초마다 중간놀이 안전 부분에 대하여 가장 걱정하셔서 토의를 통해 각자의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조율한다는 게 쉽지 않아요. 저는 단호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교실 안전은 담임선생님들께서 책임지시고, 운동장과 뒤뜰은 제가 오가며 살펴보겠다고요. 아이들의 놀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안전이지 않겠습니까? 학년별로 나누어 쓰는 누리터 공간에 대한 감독은 학년에서 자율적으로 정하셔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직원 또한 공동체이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해주고 믿어주어야 합니다. 놀이를 중시하는 교장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가장 중요한 책임자는 담임교사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어린이는 담임선생님의 가르침을 먼저 존중해야 합니다. 중간놀이 확보라는 학교 방침을 모든 선생님께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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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 교장님께서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놀게 하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놀이 강화와 함께 문백초는 혁신학교로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부담은 없으셨는지요? 다른 학교에서는 학부모님들께서 혁신학교 지정을 반대한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했습니다만.
고 :우리 학교도 일부 학부모님들께서 학력 저하를 가장 걱정하셨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학력보다는 먼저 충분히 놀아야 창의성이 발달되고 사회성이 길러진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어렸을 때부터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한다면 과연 우리 아이들이 커서까지 행복할까요? 실례로 우리 학교는 놀이 공간이 매우 부족한데,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 공간을 나누어 쓰고 규칙도 만듭니다. 그것이 문제해결력이고 공부 아닐까요? 새 공을 준비해 놓으면 그것을 알아차리고 “교장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감사 인사도 합니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도 놀이로 충분히 배울 수 있습니다. 혁신학교 운영은 보여주기 위한 성과주의식 운영이 아니라 교육 주체(학생, 학부모, 교사)의 올곧은 성장을 뒷받침해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 학교는 교사와 학부모들의 연수강화와 학생들의 문예체교육에 가장 중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교 활동을 잘 모르는 학부모님들께서는 혁신학교 지정 전과 후의 차이점을 잘 모르실 수도 있겠습니다.

진 :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자주 보시는 학교 어른이신 셈인데, 요즘 아이들이 행복하게 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고 : 안타깝지만 충분히 놀지 못하고 있고, 막상 시간이 주어지더라도 즐겁게 놀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학교는 지금보다 더 실컷 놀게 하여 학생들이 차분해지도록 도와주고, 부모님들은 노는 것을 낭비로 생각하는 인식을 버리고 장기적인 문제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미래 사회에는 현재의 직종이 거의 사라진다고 하며 인성과 협력 능력이 중시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지식 위주의 학원보다 공동체활동을 할 수 있는 친구와의 놀이가 더 중요합니다. 순식간에 변하거나 소멸할 지식을 채우기보다 자녀들이 행복을 느끼며 사는 방법을 찾게 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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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 계속 놀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러면 언제까지 놀아야 할까요? 그리고 교장 선생님은 어떻게 놀고 계시는지요?
고 : 놂’에는 끝이 없겠지요. 행복의 요건은 여러 가지이겠지만 자신이 즐겁게 놀 수 있는 것을 찾으면 됩니다. 어렸을 적에는 구슬놀이를 했지만 이제는 골프나 당구를 즐겨 합니다. 퇴근 후에는 아내와 함께할 수 있는 걷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건강에도 도움 되고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할 부담이 전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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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 아이들이 충분히 놀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교장 선생님이 계셔서 문백초등학교 어린이들은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할 것 같습니다. 바쁘실텐데도 만나 주셔서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 : 학교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라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일부러 만나러 오시고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도 계속해서 우리 아이들을 놀이로 돌봐주시고 마을에서도 안전하게 지켜주시길 바랍니다.